변호사 칼럼 · 2026. 11. 2.

소액만 찍고 장바구니 가득, 약식명령 뒤 다시 시작된 무인매장 절도 수사

무인매장에서 소액만 결제하고 물건을 가져간 커플이 추가 영상 제출로 다시 수사를 받는다. 재수사가 가능한 이유와 공범으로 조사받을 때의 대응을 정리했다.

무인 애견용품 매장에서 장바구니 가득 물건을 담고 몇천 원만 결제하는 수법으로 여러 차례 물건을 가져간 커플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업주가 4월 영상만 먼저 냈을 때는 여성만 세 건의 절도로 벌금 15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고 남성은 처벌받지 않았다. 이후 업주가 3월 영상을 추가로 내면서 두 사람 모두에게 상습 특수절도 혐의가 적용돼 다시 수사가 시작됐다.

남성은 경찰에서 여자친구가 매장에 포인트 500만 원이 있다고 해서 소액만 결제하면 되는 줄 알았다고 했지만, 업주는 포인트 제도 자체가 없다고 밝혔다. 카드 기록을 역추적하니 영상이 남지 않은 1~2월에도 18차례 매장을 찾아 소액만 결제한 정황이 나왔다고 한다.

1. 이미 처벌받았는데 왜 다시 수사하나

가. 추가 증거로 드러난 다른 범행

약식명령은 거기 적힌 범죄사실에 대해 확정된다. 업주가 나중에 낸 영상은 이전에 처벌받은 4월 범행과 다른 날의 범행이므로, 원칙적으로 새로 수사하고 처벌할 수 있다.

나. 상습범으로 묶이면 어떻게 되나

여러 번 반복한 절도가 상습범으로 하나의 죄로 묶이는 경우, 앞선 확정판결의 효력이 나머지 범행에 미치는지가 문제 된다.

대법원 2004. 9. 16. 선고 2001도3206 전원합의체 판결

상습범의 일부에 대한 확정판결의 효력이 나머지 범행에 미치려면 앞선 판결에서 상습범으로 기소돼 처단됐어야 하고, 상습범이 아닌 기본 범죄로 처단되는 데 그쳤다면 뒤에 드러난 범행에는 그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

앞선 약식명령이 단순 절도였다면 추가로 드러난 범행은 따로 수사하고 기소할 수 있다는 의미다.

2. 함께 간 사람은 언제 공범이 되나

가. 합동절도의 요건

형법 제331조 제2항은 2명 이상이 합동해 절취하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상습이면 제332조에 따라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된다.

대법원 1996. 3. 22. 선고 96도313 판결

합동절도가 성립하려면 공모와 실행행위의 분담이 있어야 하고, 실행행위는 시간적·장소적으로 협동관계에 있어야 한다.

나. 쟁점은 남성의 인식

같은 매장에 함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공범이 되지는 않는다. 수사기관은 남성이 장바구니에 담긴 물건과 결제 금액의 차이를 알았는지, 포인트 설명이 믿을 만한 것이었는지, 자기 카드로 반복해 출입한 경위가 무엇인지를 따진다. 업주 말대로 포인트 제도가 없다면 그 해명의 신빙성은 크게 흔들린다.

1~2월의 18차례 방문은 영상이 없어 카드 출입 기록과 결제 금액만 남아 있다. 이 부분은 실제로 물건을 얼마나 가져갔는지 증명하기 어려워, 수사기관이 범죄사실로 포함할 수 있을지가 따로 문제 된다. 출입 기록만으로는 절도를 인정할 수 없으므로 재고 기록이나 다른 정황이 함께 필요하다. 조사를 받는 쪽이라면 영상이 있는 범행과 없는 범행을 구분해 대응해야 한다.

3. 피해 업주가 할 일

가. 증거는 나누지 말고 한꺼번에

이 사건에서 처음에 4월 영상만 내면서 수사가 두 번으로 나뉘었다. CCTV 보존 기간이 지나기 전에 가능한 기간의 영상과 결제 기록을 모두 확보해 고소 때 한꺼번에 내는 것이 좋다.

추가 증거를 나중에 발견했다면 이미 송치된 사건인지, 처분이 끝난 사건인지에 따라 제출할 곳이 달라진다. 처분이 끝났다면 새로운 범행으로 다시 고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처음 고소할 때 '추가 피해가 더 있을 수 있다'는 점과 확인 중인 기간을 적어 두면 수사기관이 범위를 넓혀 볼 여지가 생긴다. 카드 출입 기록처럼 매장 시스템에 남는 자료는 업체에 요청해 기간을 넉넉히 뽑아 두어야 한다.

나. 피해 금액 정리

날짜별로 가져간 물건과 결제 금액을 표로 정리하면 수사와 이후 배상 청구가 빨라진다. 형사재판에서 배상명령을 신청할 수도 있다.

4. 공범으로 조사를 받게 됐다면

가. 고의를 부인한다면 근거와 함께

'몰랐다'는 진술은 그것을 뒷받침할 자료가 있을 때만 의미가 있다. 상대방과 나눈 메시지, 결제 당시 상황을 보여 줄 기록을 먼저 정리한다. 객관 자료와 맞지 않는 해명은 오히려 불리한 정황이 된다.

나. 사실을 인정하는 경우

조사 전에 상대방과 말을 맞추려는 연락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두 사람의 진술이 지나치게 똑같으면 오히려 사전에 맞춘 것으로 의심받고, 연인 사이라도 수사 과정에서 책임을 서로 미루는 상황이 생기기 쉽다. 각자 기억하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진술하되, 기억과 다른 내용이 조서에 적혔다면 서명 전에 반드시 고쳐 달라고 해야 한다. 변호인의 참여를 요청할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 둔다.

범행을 인정한다면 피해 회복이 가장 중요하다. 영상에 남은 것만 인정하는 태도는 반성으로 평가받기 어렵다. 인정할 부분을 정리하고 피해 변제와 합의를 서두르는 것이 처분 결과에 영향을 준다.

5. 맺으며

무인매장은 사람이 없을 뿐 기록은 더 많이 남는다. 카드 출입 기록과 CCTV가 맞물리면 몇 달 전 일도 다시 드러난다. 한 번 끝난 사건이라고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대온 법률사무소 신동우 대표변호사)

이 칼럼은 2026. 11. 2. 기준 법령과 판례로 쓴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글쓴이 신동우 대표변호사

법학박사 ·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전문변호사·이혼전문변호사 · 대온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사건을 상담부터 판결까지 직접 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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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신동우 대표변호사 · 2026.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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