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 방송 도중 출연자의 목을 졸라 기절시킨 격투기 선수가 상해 혐의로 불구속 송치됐다. 범행을 방조하거나 갈등 상황을 만든 유튜버 3명도 상해방조와 공동강요 혐의로 함께 송치됐다. 보도에 따르면 피해자는 의식을 잃고 쓰러지며 머리를 바닥에 강하게 부딪쳤고, 신체 일부에 마비 증상을 보이는 등 전치 12주 진단을 받았다.
피의자들은 미리 합의한 대본에 따라 연출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대본이 있었더라도 그것을 넘어선 행위라고 보고 상해의 고의를 인정했다. 피해자가 겁에 질려 망설이자 주변 유튜버들이 다툼을 유도하거나 강요한 정황도 조사됐다고 한다. 방송 콘텐츠를 만들다 생긴 일이라는 해명이 수사에서 어떻게 다뤄지는지 살펴본다.
1. 적용될 수 있는 죄
가. 상해와 공동강요
형법 제257조 제1항은 사람의 신체를 상해한 사람을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항은 2명 이상이 공동하여 형법 제324조 제1항의 강요죄 등을 범하면 형을 2분의 1까지 가중한다. 여럿이 함께 원치 않는 행동을 하도록 몰아붙였다면 이 조항이 문제 된다.
나. 직접 손대지 않은 사람도 방조범이 될 수 있다
현장에서 지켜보기만 했다고 해서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범행 가능성을 알면서 상황을 만들거나 부추기고, 위험이 분명한데도 제지하지 않았다면 상해방조로 입건될 수 있다. 경찰도 공범들이 범행 가능성을 미리 알았고 기절할 때까지 막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2. 대본과 합의는 면죄부가 되나
가. 피해자의 승낙에는 한계가 있다
형법 제24조는 처분할 수 있는 사람의 승낙에 따른 행위를 처벌하지 않는다고 정한다. 그러나 대법원은 승낙이 있다고 해서 무엇이든 허용되지는 않는다고 본다.
대법원 2008. 12. 11. 선고 2008도9606 판결위법성을 조각하는 피해자의 승낙은 법률상 처분할 수 있는 사람의 승낙이어야 할 뿐 아니라 그 승낙이 윤리적·도덕적으로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아야 한다.
방송을 위해 기절할 때까지 목을 조르는 것에 동의했다는 주장은 이 기준을 넘기 어렵다. 더구나 피해자가 망설였고 주변에서 강요가 있었다면 진정한 승낙이 있었는지부터 의문이 생긴다.
나. 고의는 진술보다 행위의 모습으로 판단된다
피의자가 다치게 할 생각은 없었다고 말해도, 수사기관과 법원은 행위의 방법, 강도, 지속 시간, 피해자의 반응, 전문 격투기 선수라는 사정을 함께 본다. 목 조르기가 의식을 잃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멈추지 않았다면 결과 발생을 용인했다고 평가될 가능성이 높다. 방송 영상이 남아 있다는 점도 진술보다 강한 증거가 된다.
다. 송치는 끝이 아니라 다음 단계의 시작이다
불구속 송치는 경찰이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사건을 넘겼다는 뜻일 뿐 유죄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송치 이후 검사가 기록을 검토해 기소 여부를 정하고, 필요하면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피의자 쪽에서는 이 단계에서도 의견서와 추가 자료를 낼 수 있으므로, 경찰 단계에서 미처 제출하지 못한 대본이나 사전 협의 자료가 있다면 정리해 두는 것이 좋다. 피해자 쪽에서도 치료 경과와 후유증에 관한 자료를 보충하면 처분과 양형에 반영될 수 있다.
3. 조사를 받게 된다면
가. 피의자라면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에 따라 사법경찰관은 신문 전에 진술거부권과 변호인 조력권을 알려야 하고, 제243조의2에 따라 변호인은 신문에 참여할 수 있다. 연출이었다는 주장을 하려면 대본, 사전 대화, 출연 계약처럼 객관적 자료가 있어야 한다. 자료 없이 말로만 주장하면 영상과 어긋나는 순간 신빙성이 무너진다. 조서는 서명 전에 반드시 읽고, 진술과 다르게 적힌 부분은 제244조에 따라 고쳐 달라고 요구해야 한다.
나. 피해자라면
진단서와 치료 기록, 후유증 경과를 꾸준히 남겨야 한다. 방송 원본이나 다시보기 영상은 삭제될 수 있으므로 화면 녹화 등으로 빨리 보존하고 수사기관에 제출하는 것이 좋다. 출연 과정에서 받은 메시지와 강요 정황도 중요한 증거다. 형사 절차와 별도로 치료비와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 조사에서 대본에 동의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어디까지 동의했고 어디서부터 원하지 않았는지를 나눠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 연출에 응했다는 사실이 상해까지 받아들였다는 뜻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 현장에 있던 참고인이라면
참고인 출석은 원칙적으로 강제되지 않지만, 진술 내용에 따라 피의자로 바뀔 수 있다. 본인이 상황을 만들거나 부추긴 부분이 있다면 참고인 조사라도 변호인과 먼저 상의하는 편이 안전하다.
4. 맺음말
조회수를 위한 자극적인 연출은 어디까지나 안전이 보장되는 범위에서만 콘텐츠다. 그 선을 넘으면 대본은 범행 계획서가 될 수도 있다. 수사기관은 해명보다 영상과 결과를 먼저 본다. 방송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출연자의 거부 의사와 안전을 기록으로 확인하는 절차부터 갖춰야 한다.
(대온 법률사무소 신동우 대표변호사)
이 칼럼은 2026. 11. 3. 기준 법령과 판례로 쓴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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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신동우 대표변호사 · 2026. 11.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