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을 통해 알려진 사연이다. 울산의 한 가정폭력 현장에서 머리에 피를 흘리는 여성을 이송하던 구급대원이 경찰에 구급차 동승을 요청했다가 말다툼이 벌어졌다. 이후 구급대원은 경찰관이 자신의 상관에게 험한 말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직접 전화를 걸었고, 7분 30초 가량 욕설을 들었다고 한다. "끊으면 죽는다"는 말도 나왔다고 한다.
구급대원은 명예훼손과 모욕, 협박으로 고소했다. 그런데 단순 감정적 표현이라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불송치됐다고 전해졌다. 경찰관 쪽은 구급대원의 직무유기가 사건의 핵심이라고 주장하고, 소속 경찰서는 절차가 진행 중이라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사실관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여기서는 이 사건의 결론을 판단하지 않고, 불송치 통지를 받은 고소인이 알아야 할 절차를 다룬다.
1. 왜 세 혐의의 운명이 갈리나
가. 협박과 감정적 욕설
협박은 3년 이하의 징역 등으로 처벌되고(형법 제283조 제1항),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제3항). 쟁점은 그 말이 해악의 고지인가, 욕설인가다.
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3도17675 판결행위자의 언동이 단순한 감정적인 욕설 내지 일시적 분노의 표시에 불과하여 주위사정에 비추어 가해의 의사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에는 협박행위 내지 협박의사를 인정할 수 없다.
판단 기준을 보면 고소인이 무엇을 입증해야 할지 알 수 있다. 말 한마디가 아니라 발언 전후 사정, 당사자 관계, 상대방의 지위와 그 말이 실제로 줄 수 있는 두려움을 함께 보여 줘야 한다. 험한 말의 강도만 강조해서는 부족하다.
나. 모욕의 '공연히'
형법 제311조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를 처벌한다. 공연성이 요건이어서, 두 사람만의 전화 통화라면 욕설이 심해도 성립이 어려울 수 있다. 다른 사람이 듣는 자리에서 한 발언은 따로 봐야 한다. 모욕은 친고죄이고(제312조 제1항), 친고죄 고소는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6개월 안에 해야 한다(형사소송법 제230조 제1항). 보도에 나온 소속 기관 게시판 글과 상관에게 한 말은 사실인지 허위인지, 누구에게 전달됐는지에 따라 명예훼손을 살펴볼 수 있는 부분이다.
2. 불송치 통지를 받았다면
가. 통지와 이의신청
2026년 10월 2일 시행된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사법경찰관은 범죄 혐의가 있다고 인정하지 않는 경우에 이유를 적은 서면과 관계 서류, 증거물을 지체 없이 검사에게 송부해야 한다(제245조의5 제1항 제2호). 고소인에게는 송부한 날부터 7일 이내에 결정서와 이의신청 안내, 서식을 보내야 한다(제245조의6).
고소인은 해당 사법경찰관의 소속 관서의 장에게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제245조의7 제1항). 기한이 생겼다는 점이 중요하다.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 안에 해야 하고,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송부일부터 6개월 범위에서 연장될 수 있다(제3항). 신청이 있으면 사법경찰관은 지체 없이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해야 한다(제4항).
나. 재수사요구
이의신청과 별도로 검사는 송치하지 않은 것이 위법 또는 부당하면 송부받은 날부터 3개월 안에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고(제245조의8 제1항, 제3항), 사법경찰관은 요구받은 날부터 3개월 안에 재수사를 마쳐야 한다(제4항). 적정한 재수사를 기대하기 어려우면 각급 공소청의 장이 상급 수사관서나 다른 수사기관을 지정해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제9항).
다만 이 조항들이 개정 전에 시작된 사건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는 경과 규정과 불송치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위 사연의 불송치 시점도 보도만으로는 알 수 없다. 통지서를 받으면 그 안에 적힌 기한과 안내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3. 고소인이 이의신청서에 쓸 내용
가. 불송치 이유를 정면으로 다룬다
결정서에 적힌 이유를 조목조목 반박해야 한다. '감정적 표현이라 고의가 없다'는 이유라면 욕설의 내용을 다시 옮겨 적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상대방이 그 뒤로 어떤 행동을 했는지, 직장에 연락하는 등 실제 불이익을 주려는 움직임이 있었는지, 내가 어떤 공포를 느꼈는지를 구체적 사실로 쓴다. 치료 기록이 있으면 함께 낸다.
나. 증거를 다시 정리한다
통화 녹음이 있으면 시각을 표시한 녹취록을 만든다. 내가 당사자인 통화를 내가 녹음한 것은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한 경우와 구별된다(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 참조). 상관이나 동료처럼 말을 전해 들은 사람의 진술은 내용이 조금만 달라도 다툼이 되므로 참고인 조사를 신청하고 직접 들은 내용을 특정한다.
4. 고소당한 쪽의 대응
고소당한 사람도 자기 사정을 조사에서 말할 수 있다. 상대방이 먼저 전화를 걸었다거나 공방 중 나온 말이라는 사정은 정황이 될 수 있다. 다만 상대의 잘못을 말하는 것과 자기 발언에 대한 설명은 나눠서 해야 한다. 경찰 내부 징계 절차와 형사 절차는 별개이므로, 한쪽 결과를 믿고 다른 쪽을 소홀히 하면 안 된다. 상대에게 사과나 합의를 직접 요구하면 또 다른 분쟁이 될 수 있으니 변호인을 통하는 것이 좋다.
5. 맺으며
불송치 통지를 받으면 다들 끝났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 3개월이라는 시간 안에 할 수 있는 일이 남아 있다. 현장에서 생명을 다루는 사람들끼리 벌어진 일이 이렇게까지 번진 것은 안타깝다. 동승 규정이 있느냐는 다툼의 해답은 형사 절차와 별도로 기관 사이에서 찾아야 할 숙제로 남았다.
(대온 법률사무소 신동우 대표변호사)
이 칼럼은 2026. 11. 4. 기준 법령과 판례로 쓴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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