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 뒤 온라인에 경찰서 리뷰 사이트가 등장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폴리스맵'이라는 이 사이트에서는 고소·고발인과 변호사, 참고인 등이 절차 준수와 조사 태도, 신속성 같은 항목에 별점을 매기고 수사 경험을 적을 수 있다. 아직 올라온 글은 10여 개 수준이라고 한다. 사기 고소 사건이 불송치됐다며 수사 지연과 처리에 납득할 수 없다는 글, 경찰관을 단순폭행으로 고소했더니 담당 청문감사관이 조용히 합의하라고 종용했다고 주장하는 글이 소개됐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감시 기능을 기대하는 목소리와 당사자 평가의 객관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함께 나온다. 수사를 받아 본 사람이라면 심정은 이해가 간다. 다만 리뷰는 내 사건의 결과를 바꾸지 못한다. 기한이 정해진 절차를 먼저 챙기고, 글을 쓰더라도 법적 선을 알아 둘 필요가 있다.
1. 불송치가 나왔다면 기한부터 본다
가. 달라진 조문
현행 형사소송법 제245조의5 제1항은 사법경찰관이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인정하면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고, 그 밖의 경우에는 이유를 명시한 서면과 함께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검사에게 송부하도록 정한다. 검사는 송부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반환해야 한다. 올해 8월 개정돼 10월 2일부터 시행된 내용이다.
나. 이의신청
제245조의7은 제245조의6의 통지를 받은 고소인 등이 해당 사법경찰관의 소속 관서장에게 이의를 신청할 수 있게 한다. 개정 조문은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라는 기간을 두었고,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송부일부터 6개월 범위에서 관서장이 연장할 수 있다. 고발인은 무고 등 직접적 이해관계가 있어 대통령령으로 정한 범죄에 한해 신청할 수 있다. 신청이 있으면 사법경찰관은 지체 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해야 한다.
불송치 이유서가 왔는데 리뷰만 올리고 3개월을 넘기면 가장 확실한 불복 수단을 놓치게 된다. 사건 시점에 따라 적용 조문이 달라질 수 있으니 통지서의 안내도 함께 확인한다. 이의신청서에는 불만보다 수사가 놓친 증거와 사실을 구체적으로 적는 것이 효과적이다.
2. 조사 과정의 문제는 어떻게 제기하나
가. 합의 권유와 합의 강요
폭행죄는 형법 제260조 제3항에 따라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이런 사건에서 수사 담당자가 합의 의사를 묻는 것 자체는 드문 일이 아니다. 그러나 합의하지 않으면 불이익이 있을 것처럼 말하거나, 소속 경찰관 사건을 덮으려는 듯 반복해 요구한다면 다른 문제다. 말한 내용과 날짜, 상대 직책을 그날 바로 기록하고 해당 경찰관서의 감찰 부서나 상급 관서에 민원을 낸다. 사안에 따라 국민권익위원회 민원도 검토한다.
나. 담당 수사관의 공정성
경찰수사규칙 제10조는 사법경찰관리가 수사를 회피하려는 경우 회피신청서를 소속 관서장에게 내도록 정한다. 사건 관계자 입장에서는 수사관 교체를 소속 관서에 서면으로 요청할 수 있다. 말로만 항의하면 남지 않는다. 언제 어떤 절차 위반이 있었는지 서면에 남겨야 뒤의 이의신청이나 재판에서 쓸 수 있다.
다. 입장별 조사 대응
피의자라면 변호인 참여를 요청하고, 조서는 끝까지 읽은 뒤 틀린 부분을 고쳐 달라고 해야 한다. 고소인은 증거 목록을 스스로 정리해 제출하고 진행 상황을 확인한다. 참고인은 경험한 것과 들은 것을 구분해 진술하고, 기억이 불확실하면 그렇다고 말하면 된다. 어느 쪽이든 나중에 불만을 말하려면 그 자리에서 이의를 남겨 둔 기록이 도움이 된다.
3. 리뷰를 쓴다면 어디까지 괜찮은가
가. 기관 비판은 넓게 허용된다
대법원 2021. 3. 25. 선고 2016도14995 판결국가기관의 업무수행과 관련된 사항은 항상 국민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하고 국가기관은 형법상 명예훼손죄의 피해자가 될 수 없다. 업무수행 관련 발언으로 공직자의 사회적 평가가 다소 저하되더라도 개인에 대한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것이 아니라면 명예훼손이 되지 않는다.
경찰서의 업무 처리에 대한 비판과 평가는 이 법리의 보호를 받을 여지가 크다.
나. 그러나 특정 개인을 겨누면
담당자 실명이나 직책으로 사람을 알 수 있게 쓰고, 확인되지 않은 비리나 청탁을 단정하면 위험이 커진다. 정보통신망법 제70조는 비방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 명예를 훼손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거짓 사실이면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7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위 판결이 사실 확인 노력을 판단 요소로 든 점을 보면, 내가 겪은 사실과 내 의견을 구분해 쓰는 것이 안전하다. 상대 사건 당사자를 알아볼 수 있게 쓰는 것도 피해야 한다. 공직자가 아닌 그들에게는 위 법리가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
보도에는 피의사실공표 소지를 우려하는 의견도 나온다. 형법 제126조의 주체는 수사 직무를 수행하는 사람 등이므로 일반 이용자에게 곧바로 적용되는 조문은 아니라고 본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혐의를 공개해 생기는 명예훼손 책임은 별개로 남는다. 진행 중인 사건의 증거를 글로 다 드러내면 자기 사건에 불리해질 수도 있다.
4. 맺음
수사가 경찰 단계에 집중될수록 기록하려는 시민의 요구가 커지는 것은 자연스럽다. 경찰도 사이트를 없애는 데 힘쓰기보다 신뢰 회복에 노력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말이 보도에 실렸다. 다만 내 사건을 구하는 것은 별점이 아니라 기한 안에 낸 서면이다. 리뷰는 이의신청을 마친 다음에 써도 늦지 않다.
(대온 법률사무소 신동우 대표변호사)
이 칼럼은 2026. 11. 5. 기준 법령과 판례로 쓴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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